[] “정비사업 분쟁 해결사로 갈등 풀어 나가는 법률가 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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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관리자 작성일25-12-24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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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로여(lawyer)] 김형철 법무법인 진수 변호사
공동주택 정비사업은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작은 의사결정 하나도 쉽게 갈등으로 번지곤 한다. 반복되는 분쟁을 줄이려면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의 조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재개발・재건축과 공동주택 분쟁의 최전선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해 온 김형철 법무법인 진수 변호사(38・사진)는 스스로를 ‘정비사업 분쟁 해결사’라 부른다. 실제로 살던 집의 재개발 경험을 계기로 현장에 뛰어든 그는 이제 지자체 점검관과 코디네이터로서 단지의 의사결정 구조와 갈등을 가까이에서 분석・조정하는 법률가로 자리 잡았다.
- 공동주택・정비사업 분야에 왜 관심을 갖게 됐나.
“처음 산 집이 경기 의왕시의 작은 빌라였는데, 운 좋게 그 빌라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자연스럽게 조합원이 됐다. 생계와 직결된 문제이다 보니 ‘내 재산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조합 총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막상 가보니 도시정비법이나 관련 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 없이는 회의 내용을 따라가기도 어려웠다. 변호사인 나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을 주민들이 감으로만 판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비사업 관련 법과 제도를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총회에서 재개발 전문 변호사가 조합원들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제대로 공부해서 조합원들이 믿고 질문할 수 있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 이 분야의 매력은.
“재개발・재건축은 진입장벽은 높지만 한 번 들어가면 경험과 전문성이 차곡차곡 쌓이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공부하고 지금까지 커리어를 쌓아 가는 중이다.”
- 노후 아파트 정비사업 갈등도 많다.
“노후 단지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사업을 하느냐 마느냐’보다도 ‘누가 이 사업의 대표냐’를 둘러싼 갈등이 먼저 생긴다.”
- 어떤 사례인가.
“일부 주민이 이미 시 승인을 받아 적법하게 구성된 주민대표회의의 운영 방식과 성과에 불만을 품었다. 그래서 별도의 ‘가칭 ○○주택재개발 주민대표회의’를 만들고 자신들이 진짜 주민대표회의라고 주장한 사례다. 이들은 LH에 이전고시 의견을 제출하고 ‘추가부담금을 돌려주겠다’며 서류를 모으는 등 사실상 정비사업 추진 주체처럼 활동했다. 그런데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이미 승인된 추진위원회나 주민대표회의가 있는 경우, 그 밖의 사람이 임의로 추진위원회나 주민대표회의를 구성・운영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행위를 명확히 금지하고 있다.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 사건에서도 법원은 기존 주민대표회의가 적법하게 승인된 단체라는 점을 전제로 별도의 주민대표회의를 임의로 만들어 사업을 추진한 행위에 대해 도시정비법 위반 유죄를 선고했다.”
- 이 사례를 통해 유념해야 할 점은.
“정비사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존 추진위원회나 주민대표회의를 무시하고 ‘제2의 추진 주체’를 만드는 방식은 법적으로도, 사업 진행 측면에서도 모두 위험하다. 이미 승인된 추진 주체가 있다면 갈등과 이견은 그 틀 안에서 해임, 선거, 의사결정 절차를 통해 풀어야 한다. 누가 적법한 추진 주체인지, 그 안에서 절차를 어떻게 밟을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분쟁 예방의 출발점이다.”
- 전문 변호사로서 제도적 아쉬움도 있을 텐데.
“현 제도를 규제・처벌 중심에서 사전 교육・조정 중심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지금은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과태료 처분이나 형사 고발, 소송으로 가는 구조다. 최근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으로 추진위원장・조합장・감사・조합임원이 선임・연임된 날부터 6개월 안에 12시간 이상 정비사업・윤리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한 것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 한국부동산원과 지자체가 무료로 교육을 맡게 된 만큼 단순히 시수 채우기 강의가 아니라 현장의 주요 쟁점을 다루는 실무교육으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 제도처럼 중간에서 갈등을 조정해 주는 장치도 코디네이터・조정기구 제안을 성실히 따르는 조합에 행정・재정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김 변호사는 스스로를 ‘정비사업 분쟁 해결사’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재개발・재건축 사건을 단순히 소송대리인, 자문변호사로서 바라보는 게 아니라 정비사업의 구조, 자금, 의사결정 과정 전반을 들여다보면서 어디서 갈등이 생기고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를 함께 설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비사업 분쟁이 사업 지연과 조합원 분담금 증가, 입주 지연으로 돌아오는 사례를 보며 ‘승소가 과연 누구를 위한 승소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의왕시 정비사업 점검관, 서울시 정비사업 코디네이터로서 지자체와 함께 사업을 점검・지원하고 갈등을 중재하면서 소송 승리보다 ‘사업이 계속 굴러가게 만드는 해결책’을 찾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 분쟁 해결사로서 계획이 있나.
“최근 서울시가 주최한 정비사업 아카데미에서 조합(추진위) 임원 역량 강화 과정 중 ‘서울시 조합 표준정관 해설’ 강의를 할 기회가 있었다. 자칫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조문 해설인데도 수십 명의 임원이 끝까지 눈을 떼지 않고 듣고,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질문하는 모습을 봤다. 현장에서 이런 강의를 더 자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비사업 조합 임원의 조합 운영 및 윤리 교육 의무화 제도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는 조합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강의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 정비사업과 관리 현장에서 반복되는 쟁점과 판례를 정리한 책도 차근차근 준비해 보고 싶다. 또 하나의 목표는 ‘단지와 함께 무르익는 변호사’가 되는 것이다.”
- 무르익는다는 의미는.
“재개발 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단지의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주 및 철거까지 10년 가까이 지켜본 경험이 있다. 분쟁이 생길 때만 등장하는 변호사가 아니라 그 단지가 어떤 의사결정을 해 왔는지,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를 함께 기억하고 정리해 주는 동반자에 가깝다고 느꼈다.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쌓아 갈 시기다. 앞으로도 공동주택과 정비사업이 성숙해지는 과정을 오래 함께 걸어가고 단지와 함께 무르익는 동반자 같은 법률가가 되고 싶다.”
김 변호사는 2021년부터 본보에 ‘아파트 법률상담’을 연재하며 관리분야에도 시야를 넓혔다. 아내인 채수아 변호사가 출산휴가로 연재를 중단하게 되면서 그가 이어받은 것. 마침 재개발・재건축과 공동주택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었고 별도로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자주 받는 상담이나 최신 판례를 소개하는 코너를 기획 중이었다는 설명이다.
- 연재하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
“예전에는 분쟁 사례를 보면 ‘이 쟁점을 소송에서 어떻게 다툴 것인가’를 먼저 떠올리는 편이었다. 이제는 같은 사례를 보더라도 ‘어떻게 하면 이런 분쟁을 예방할 수 있을까, 소송 전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일까’를 먼저 생각한다. 실제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는 사례가 훨씬 많다는 점을 더 분명하게 느끼게 됐다.”
- 관리 관계자의 연락이 늘었나.
“칼럼을 보고 연락을 주는 관리사무소장, 동대표, 입주민들이 많이 늘었다. 예전에는 이미 분쟁이 크게 번진 뒤에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우리 단지가 이런 상황인데 나중에 문제 안 되려면 어떻게 해두는 게 좋겠느냐’는 사전 상담 비율이 확실히 늘었다. 내가 쓴 글들이 회의자료나 참고자료로 활용돼 분쟁을 줄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이 크다.”
- 관리분야 갈등은 주로 무엇인가.
“누수・결로・단열・기계설비 등 각종 하자보수・손해배상 분쟁, 관리비・장기수선충당금의 집행과 정산을 둘러싼 분쟁, 입대의와 상가 구분소유자 사이의 공용부분 사용・관리비 부담 갈등, 입대의・동대표 선거와 해임을 둘러싼 대표성과 권한 다툼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단지 성격에 따라 쟁점의 비중은 다르긴 하지만 이들 네 가지 축이 현장의 대표적인 분쟁 유형이다.”
- 일상에서 이웃 간 갈등도 많다.
“나도 다섯 살 아들을 키우는 아빠이다 보니 공동주택에서 갈등이 얼마나 쉽게 생기는지 매일 체감한다. 층간소음 걱정이 큰데 이웃들이 이해해줘 감사하다. 결국 공동주택에서는 서로를 ‘한집에 함께 사는 사람들’로 보는 공동체 의식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법적 절차와 분쟁 조정은 필요할 때 분명히 활용해야 하지만, 그 전에 서로의 사정을 한 번 더 생각하고 먼저 인사를 나누거나 짧은 메모, 대화를 시도해 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단지 전체의 공용부분 지하주차장 상가 방문객의 출입 막을 수 없어
김형철 변호사의 ‘판례 PICK!’
김형철 변호사는 공동주택 관리분야 사건 중 대단지 지하주차장을 둘러싼 분쟁을 의미있는 판례라고 소개했다. 아파트와 상가가 함께 쓰는 지하주차장이 전체 구분소유자의 공용부분이었는데 입주자대표회의가 ‘상가 방문객은 주차장을 쓰지 못하게 한다’고 결의해 아파트 방문객만 신원 확인 후 출입을 허용한 사례다.
상가 구분소유자들은 ‘지하주차장은 단지 전체의 공용부분인데, 아파트 입주민으로만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 결의로 상가 방문객의 사용을 전면 차단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다퉜다. 이에 대법원은 집합건물법상 공용부분의 성격과 입주자대표회의 권한 범위를 검토해 상가 방문객의 지하주차장 출입을 막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다49971). 지하주차장처럼 단지 전체의 공용부분이라면 어느 한쪽 자치기구 결의만으로 다른 구분소유자의 사용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김 변호사는 “준공 이후 갈등은 단순한 하자나 관리비 문제를 넘어서 ‘이 공간이 누구의 공용부분인지, 누가 어떤 절차로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지’를 잘못 이해해서 커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그는 “지하주차장 판례는 공용부분의 법적 성격과 관리주체의 권한 범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으면 불필요한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면서 “단지를 설계하고 관리규약을 정하는 단계에서부터 공용부분의 범위와 사용 제한 요건을 명확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출처 : 한국아파트신문(https://www.hapt.co.kr)